어릴 때 본 달의 토끼 무늬는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수천 년 전 사람들이 본 무늬도 같습니다. 달이 지구에 한쪽 얼굴만 보여주기 때문인데, 이 글에서는 그 이유와 함께 '그럼 반대쪽은 어떻게 생겼는지'까지 이어서 살펴봅니다.

달도 자전합니다, 공전과 같은 속도로
달은 약 27.3일에 한 번 지구를 돌고, 정확히 같은 시간에 한 번 자전합니다. 그래서 지구 쪽을 향한 얼굴이 항상 같습니다. 이를 동주기 자전이라고 합니다.
만약 달이 전혀 자전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지구를 한 바퀴 돈 동안 앞면과 뒷면이 모두 보였을 것입니다. '한 면만 보인다'는 사실이 오히려 달이 자전한다는 증거입니다.
27.3일과 29.5일, 한 달이 두 가지인 이유
달의 주기를 찾아보면 27.3일과 29.5일이 함께 나옵니다. 27.3일은 먼 별을 기준으로 달이 제자리에 돌아오는 시간(항성월)이고, 29.5일은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의 시간(삭망월)입니다.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둘레를 약 27도 돌아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지구·달이 다시 같은 배치가 되려면 달이 이틀 정도 더 돌아야 합니다. 달력·음력에 쓰는 것은 29.5일입니다.
왜 하필 딱 맞게 됐을까, 조석 고정
처음부터 두 주기가 같았던 것은 아닙니다. 달이 어리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빨리 자전했다고 봅니다. 지구의 중력은 달을 지구 쪽으로 살짝 길쭉하게 당기는데, 달이 돌 때마다 이 불룩한 부분이 어긋나며 브레이크처럼 작용했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자전이 느려져 불룩한 쪽이 항상 지구를 향하는 상태에서 멈춘 것이 지금의 달입니다. 이를 조석 고정이라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달의 절반보다 조금 더 봅니다
달의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고 살짝 기울어 있어서, 한 달 동안 달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돌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흔들림을 칭동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지구에서는 시기를 달리하여 달 표면의 약 59%까지 볼 수 있습니다. 달 가장자리 근처의 무늬가 어떤 달에는 조금 더 보이고 어떤 달에는 숨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달 뒷면은 어둡지 않고, 오히려 얼굴이 다릅니다
흔히 달 뒷면을 '어두운 면'이라고 부르지만, 뒷면도 앞면과 똑같이 약 2주씩 낮과 밤을 번갈아 맞습니다. 우리가 달을 거의 못 보는 삭 무렵이 오히려 뒷면 전체가 한낮인 시기입니다. '어둡다'는 말은 '우리가 모른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실제 뒷면 모습은 앞면과 꽤 다릅니다. 앞면에는 토끼 무늬를 만드는 넓고 어두운 현무암 평원(달의 바다)이 많지만, 뒷면은 바다가 거의 없고 크레이터로 빽빽합니다. 뒷면 지각이 더 두꺼워 용암이 표면까지 올라오기 어려웠던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달 뒷면 탐사, 언제 처음 봤을까
| 연도 | 사건 |
|---|---|
| 2024 | 중국 창어 6호, 뒷면 시료를 처음으로 지구에 가져옴 |
| 2022 |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 발사(8월), 달 궤도 진입(12월) |
| 2019 | 중국 창어 4호, 달 뒷면에 처음 착륙 |
| 1968 | 아폴로 8호 우주인, 사람의 눈으로 처음 뒷면을 봄 |
| 1959 | 소련 루나 3호, 뒷면 사진을 처음 촬영 |
뒷면 착륙이 오래 걸린 것은 뒷면에서는 지구가 아예 보이지 않아 직접 연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어 4호는 달 너머 먼 우주에 중계 위성을 먼저 보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꿀팁 달 뒷면을 직접 둘러보고 싶다면 NASA의 'Moon Trek' 같은 달 지도 웹사이트에서 지구본처럼 달을 돌려 볼 수 있습니다. 앞면의 어두운 바다가 뒷면으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사라지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직접 해보기: 컵과 동전, 그리고 토끼의 기울기

실내 실험: 컵을 지구, 동전을 달이라고 생각하고, 동전 앞면이 항상 컵을 보도록 컵 둘레를 한 바퀴 돌려 봅니다. 돌리는 동안 동전이 책상 위에서 스스로도 한 바퀴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밤하늘 관찰: 보름 무렵 달이 떠오를 때, 남쪽 하늘 높이 있을 때, 질 무렵에 한 장씩 사진을 찍어 보세요. 달 무늬는 그대로지만 토끼가 기울어진 각도는 밤사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달이 도는 것이 아니라, 달이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동안 우리가 바라보는 각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달에 서 있으면 지구가 떴다 졌다 하나요?
달 앞면에 서 있다면 지구는 하늘의 거의 한 자리에 머물며 제자리에서 살짝씩 흔들릴 뿐입니다. 뒷면에서는 지구가 아예 뜨지 않고, 앞면과 뒷면의 경계 근처에서는 지구가 지평선에 걸쳐 보였다 사라졌다 합니다.
Q2. 다른 행성의 위성도 한 면만 보여주나요?
대부분 그렇습니다.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4개, 토성의 타이탄처럼 행성 가까이를 도는 큰 위성들은 대개 조석 고정 상태입니다. 명왕성과 카론은 서로 한 면만 마주 보는 상태까지 도달했습니다.
Q3. 달은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나요?
네, 1년에 약 3.8cm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아폴로 우주인들이 달에 놓고 온 반사경에 지구에서 레이저를 쏘고, 빛이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알아낸 값입니다.
Q4. 달의 토끼 무늬를 다른 나라에서도 토끼로 보나요?
문화마다 다릅니다. 한국·중국·일본에서는 토끼로, 서양 여러 나라에서는 사람의 얼굴(달 속의 사람)로 보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모두 같은 현무암 평원을 보고 만든 상상입니다.
참고 자료
- NASA Science, Tidal Locking / Moon Facts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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