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3일 정월대보름 밤, 한국에서는 달이 붉게 물드는 개기월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달력을 보면 그 2주 전에는 남극에서 금환일식이 있었고, 여름에도 8월 일식 뒤 2주 만에 월식이 이어졌습니다. 이 글은 일식·월식이 '묶음'으로 찾아오는 이유와, 안전하게 보는 법을 정리합니다.

매달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5도'
달의 궤도는 지구가 태양을 도는 면보다 약 5도 기울어 있습니다. 그래서 보름이나 삭이 되어도 대부분은 달이 지구 그림자의 위나 아래로 빗나갑니다. 두 궤도가 만나는 지점 근처에서 보름·삭이 일어날 때만 식이 생깁니다.
1년에 두 번 찾아오는 '식 시즌'
태양이 두 궤도의 교차점 근처에 오는 시기는 약 173일마다, 즉 1년에 두 번 찾아옵니다. 이 기간을 '식 시즌'이라고 하는데, 약 1달 남짓 이어져 그 안에 보름과 삭이 모두 들어가면 일식과 월식이 약 2주 간격으로 짝지어 일어납니다.
| 식 시즌 | 일식 | 월식 |
|---|---|---|
| 2026년 여름 | 8월 12일(한국시각 13일) 개기일식, 스페인·아이슬란드 등 (한국 관측 불가) | 8월 28일 부분월식, 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 |
| 2026년 봄 | 2월 17일 금환일식, 남극 (한국 관측 불가) | 3월 3일 개기월식, 한국 전 과정 관측 |
월식 때 달이 까맣게 사라지지 않고 붉어지는 이유
개기월식 때 달은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지만 검게 사라지지 않고 구리빛으로 보입니다. 지구 대기를 스치며 꺾인 햇빛이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때 푸른 빛은 대기에서 대부분 흩어지고 붉은 빛이 남아 달에 닿습니다.

달에 서서 본다면 지구 테두리 전체가 붉게 빛나는 고리로 보일 것입니다. 즉 월식 달의 붉은빛은 그 순간 지구 어딘가의 모든 일출과 일몰이 비추는 빛입니다. 화산 폭발로 대기에 먼지가 많은 해에는 달이 더 어둡고 검붉게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볼 다음 기회
- 2028년 12월 31일 밤~2029년 1월 1일 새벽 개기월식: 아시아 전역에서 전 과정을 볼 수 있고, 가장 깊이 가려지는 때는 한국시각 1월 1일 새벽 1시 52분경입니다. 새해 첫날을 붉은 달로 시작하는 셈입니다.
- 2035년 9월 2일 개기일식: 개기식 띠가 평양 부근을 지나가며, 남한에서는 태양이 크게 가려지는 부분일식으로 보입니다.
정확한 시각은 해당 연도에 한국천문연구원이 발표하는 천문현상 자료로 확인하세요.
일식은 이렇게만 보세요
월식은 맨눈으로 봐도 안전하지만, 일식은 태양이 90% 가려져도 남은 빛이 눈을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선글라스, 검게 그을린 유리, 사진 필름, CD는 모두 충분히 막아주지 못합니다. 국제 안전 규격(ISO 12312-2)을 표시한 일식 안경을 쓰거나, 다음의 간접 관찰법을 쓰세요.
꿀팁 두꺼운 종이에 바늘구멍을 뚫고 태양을 등진 채 바닥에 비추면, 바닥에 일식 모양의 태양이 나타납니다. 도구가 없다면 나무 그늘을 보세요.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빛방울들이 모두 초승달 모양으로 바뀝니다. 주방의 구멍 난 국자나 체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직접 해보기: 훌라후프로 '5도' 만들기

- 어두운 방 가운데 스탠드(태양)를 두고, 주먹 크기 공(지구)을 둡니다.
- 훌라후프를 공 둘레에 살짝 기울여 들고, 후프를 따라 구슬(달)을 돌립니다.
- 대부분의 위치에서는 구슬이 공의 그림자를 빗나가고, 후프가 스탠드 방향과 겹치는 위치에서만 그림자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월식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찍어도 괜찮나요?
네, 월식은 보름달보다 어두우므로 눈이나 카메라에 문제가 없습니다. 개기식 때는 어두워서 삼각대에 고정하고 찍어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Q2. 개기일식 때 기온이 떨어지나요?
네. 햇빛이 갑자기 줄어들어 관측 장소에 따라 몇 도씩 기온이 내려가고, 새가 울음을 멈추는 등 동물의 행동이 바뀌는 모습도 보고됩니다.
Q3. 다른 행성에서도 일식이 있나요?
있습니다. 화성 탐사차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의 위성 포보스가 태양을 가로지르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포보스가 작고 감자 모양이라 태양을 다 가리지 못합니다.
Q4. 일식·월식 예보는 얼마나 정확한가요?
달과 지구의 운동은 아주 정밀하게 계산되어, 수백 년 뒤의 식도 분 단위로 예측합니다. 날씨는 예측할 수 없으니, 관측 여부는 당일 구름에 달려 있습니다.
참고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2026년도 주목할 천문현상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32192)
- Britannica, Eclipses in 2026, 2027, and 2028 (https://www.britannica.com/topic/upcoming-eclipses)
- Wikipedia, December 2028 lunar eclipse (https://en.wikipedia.org/wiki/December_2028_lunar_eclipse)
'하늘과 우주 > 달과 밤하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란다에서 북극성 찾고 우리 집 위도까지 재보기, 주먹 하나면 충분합니다 (1) | 2026.09.22 |
|---|---|
| 반짝이면 별, 가만히 빛나면 행성? 맨눈으로 행성 구별하는 3단계 (0) | 2026.09.21 |
| 2026년 가장 큰 보름달은 12월 24일, 슈퍼문 크기를 직접 재보는 법 (0) | 2026.09.21 |
| 달 뒷면은 정말 어두울까, 한 면만 보여주는 달과 뒷면 탐사 이야기 (0) | 2026.09.20 |
| 낮달 찾기 좋은 날과 시간표, 음력 며칠 오후에 어느 쪽을 보면 될까 (0) | 2026.09.20 |